지지난주, 원주에 갔었다.
원래 목적은 횡성에 있는 스키장에 가려고 한것인데, 전날의 과음으로 선발대를 따라가지 못해 인천터미널에서 원주로 고속버스를 타고 원주를 경유하여 스키장 버스를 타기 위한것이었다.
토요일. 느즈막히 원주행 고속버스에 올라 밀리지 않는길을 뚫고 예상시간보다 약 20분가량 빨리 원주에 도착했다.
원주의 첫 느낌은. "여기가 번화가일까?"하는 생각이었다.
낡은 원주시외버스터미널과, 곳곳에 보이는 횡한 땅들 그리고 단층의 건물들.
별로 특별할건 없는곳이지만, 그렇다고 여느곳과 "다를바 없는"곳은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시외버스터미널 밖으로 나가자, 인파들로 북적였다.
토요일이라 외박나온 군인, 서울로 올라가려는 학생들-원주에는 대학 제2캠퍼스들이많다,택시기사 아저씨들, 노점 상인들,그외 방금 버스에서 쏟아져나온 사람들.
택시기사아저씨들은 나에게 다짜고짜 어딜가느냐고 물어댔다.
아마도, 나의 복장이라든가 낯선곳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사람의 그 특유의 흔들리는 눈빛이 보였기 때문일거라 생각이 든다.
스키장까지는 단한대 있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한다.(대략 1시간정도 걸린다고하니 택시는무리다.)
셔틀버스가 올때까지는 약 한시간 반 가량 남은 시간.
무엇을할까하다 그냥 간단하게 배를채우려고 터미널 옆에 있는 작은 시장(?)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건어물이니 쌀,잡곡,족발,부침개,떡,칼국수,고무장갑,신발 등 잡다한 물건들을 팔고있었다.
일직선으로 된 그곳은 50~80미터 남짓.그곳을 지나고 나자 다른 공터가 나왔다.
다시 터미널쪽으로 방향을 틀자 아까 보았던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보였다.
그 사이.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3명의 꼬맹이들이 까르르 거리며 웃고 떠들고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이 하도 귀여워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18-200의 위력을 자랑하듯 멀리서 줌을 땡겨 찍어보려고 했는데, 제일 큰 꼬맹이가 알아차려버렸다.
순간당황해서(도촬을 잘하긴 하지만 모르는사람에겐 미안한 내면의 심리) 셔터질을 그만둘까 하다가, 왠지 꼬맹이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졌다.
"내가 사진찍어줄까?"
라고 하자, 큰 눈동자를 똥그랗게 뜨며 내 카메라를 신기한듯 쳐다보던 꼬맹이 셋.
셔터를 누르자, 어디서 그런 표정들이 나오는지 서로 깔깔대고 웃으며 찍기 시작했다.으례나오는 "V"자도 없이.
"하나~둘~"하는 소리에 "얼음"이 되었다가 셔터소리가 "찰칵"하고 나니 자기들끼리 또다시 까르르.
"찰칵" "까르르르르" "찰칵" "까르르르르"
셔터소리가 한번 날때마다 꼬맹이 셋의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줌을 확 땡겨서 얼굴만 크게 찍어서 보여주자, 자기들끼리 신이 나서 웃고 난리다.
"너 머리 되게 커" "니얼굴 이따만해"라고 하면서 까르르 까르르
꼬맹이들의 범행현장.
"이거 너네가 그랬지? 자 얼렁 손내밀어봐. 증거사진찍어야겠어"
증거 1
증거2
증거3
서울의 꼬맹이들한테는 볼수없는 모습.
모든 아이들의 얼굴은 저렇게 밝고 웃음소리는 명랑쾌활 옥구슬같겠지만, 이 꼬맹이 세명은 좀 달랐던것 같다.
카메라를 신기해 하면서, 어쩜그렇게 밝게 웃어줄수 있는지. 감사했다.
게다가 카메라에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 세명이서 머리를 들이밀어 LCD화면을 보겠다고 싸울때에도.
내가 마음껏 사진을 찍게해준 요 세꼬맹이에게 너무도 고맙다.
잠깐동안 보여줄순 있었지만, 사진한장 인화해서 보여주지 못한것. 그게 제일 아쉽다.
피사체와의 거리.
사람과 사람사이.
< D50 / Nikkor AF18-200VR / 원주 >
* 처음으로 DSLR 산걸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 날이었다. 필카였다면, 한번도 보여주지 못하는 사진이 됐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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