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서, 블로그를 폐쇄하고 이곳으로 왔으니.
대략의 텀은 6개월여.
그동안 내가 무엇을하고, 어떤생각을 했는지.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신기하게도, 내 기억에서도 별로 없는것 같다.
그냥 회사를 가서 일을하고, 퇴근해서 집에 와서 밥을먹고 TV를보다가 잠을자고 또다시 일어나 회사를가고..
가끔 친구를 만나고, 가끔 사진을 찍으러 갔던 "것"으로 기억이 어렴풋 난다.
귀차니즘의 도가 지나쳐서, 결국은 이런 정리까지 뒤쳐지는구나.
얼핏 자학하는것 처럼 보이는, 그녀석의 방식이 오히려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하면 극도의 우울함으로, 아프면 더 아픈 고통으로, 힘들면 더 몸을 혹사시켜셔-
라는 모토의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는 이 "내"가.
왜, 피하려고 했을까? 그것마저도 귀찮다고 내팽개친건가.
무료함,재미없음.
누군가, 나에게 뜬금없이 "사는게 힘들다"라는 말을 했다.
그래, 사는건 참 힘들지.라며 속으로 되뇌인다. 궁시렁. 그래, 너도 사람이니 사는게 힘들겠지.
원래 사는건 재미없고,외롭고,슬픈일이 얼마나 많은지 나도 아직 더 깨달아야 할것이 많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물론, 이해 못할것 같아서(실제로 나도 납득이 안가니, 누군들 이해 하려나)그렇게 이야기 하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밤에 잠들기 전에. 숨쉬는것과 동시에 찾아오는것이 삶에대한 헛헛함이다.
아직 그리 오랜 삶을 산것도 아니지만 노인네처럼 죽는것을 두려워 하고 사는것에 겁을 내고 있다.그게 나다.
나는 먹고사는것이 힘들지만, 꿈을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자신의 꿈과 희망을 갉아먹으며 가치없는(그들의 기준에의한 가치) 삶을 살지 말라고.
20살 이전 내게 있어서의 가치는 꿈과 희망, 보람찬 미래. 뭐 그런것들이었다.
사회화가 좀 늦게 진행된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20살이 지나고 중반으로 접어들자 꿈과 희망, 보람찬 미래는 "따위"가 되어버렸다.
사실, 그 끈을 놓아버린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포기하게 되고 체념하게 되고 흠짓하며 한발 물러서게 되다가 이젠 그것들을 잊으려고 노력하는것 같다.
욕심을 버리면, 조급할것도 상심할것도 슬플것도 아플것도 없지.
자꾸 바라게 된다.
자꾸 욕심내게 된다.
다시 바라지 않게 한다.
다시 욕심내지 않게 한다.
그리고 찾아오는건 마음의 평화. 물질적인 평화.
그렇지만, 그와 함께 동반으로 찾아오는 무료함. 재미없음.외로움.
오늘밤도 자기전에 되뇌이고, 내일아침에도 또 생각하겠지.
후, 하고 한숨을 쉬면서 생각하겠지.
"재미없다" 라고.
새로 길거리표 샌들을 샀다. 여름대비.
그런 길거리표 신발들은 발에 제대로 맞지도 않을뿐더러,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아니라 그냥 대충 발모양이겠거니 하고 만든것들이 대부분이라, 신는사람마다 굳은살로 무뎌질때까지 반창고 신공을 발휘해야 한다.(남자들은 공감 못할듯)
언제나 그렇듯, 오늘 내가 신고나간 신발은 내 발에 상처를 계속냈다.
의자에 앉아있으니, 쓸린 부분들이 욱신욱신. 결국 반창고 4개를 쓰고 나서야 조금 진정되었다.
"처음 신어도 발 안아픈 신발 어디 없을까요?"
"글세....."
나의 뜬금없는 물음에 담배연기를 훅 하고 한숨과 함께 뱉어내며 J가 말했다.
"뭐, 수제화는 괜찮을지도. 비싼거 있잖아. 비싸서 문제겠지.."
라고 대답하며, 콕콕콕 원두 찌꺼기가 가득한 재떨에에 딱 세번 두들겨 담배를 껏다.
"아.. 그럴려나"
나의 헛없는 대답.
밤새, 그렇게 쏟아지더니.
아니 해가 떠올때쯤의 새벽에도 창문을 그렇게 두드리며 내리시더니.
지금은 아주 햇빛이 쨍쨍하네요.
이런게 변덕이란건가요?
비.장마.
+
매일매일, 여행을 하고 싶었다.
여행이 내 인생에 무언가 큰 전환점을 준다던가, 활력을 준다던가 하는건 없지만.
그 누가 말했던 것처럼, 여행전의 설레임이 좋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계획하고 준비하는 여행을 하진 않는다.
무계획에 준비성 완전히 결여된 여행을 주로 한다.
목적지도 준비물도 정해진거 없이, 그냥 훌쩍.
아마, 내가 하는 여행의 목적은.
내가 가지고있는 일탈본능과, 역마살의 결합이 아닐까..?
+
< Nikon D200 / Nikkor AF18-200VR / 2008.05 오사카여행_교토가는지하철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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